잡담

"절차적 정의"라는 말의 역겨움

mt프로젝트 2021. 1. 25. 22:21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2160806

추미애에 이어 민주당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올라온 박범계는, 김학의 전 검찰총장을 불법으로 출국금지 시킨 사태에 대하여 "절차적 정당성은 중요하다. 저는 절차적 정의를 대단히 중요시하는 사람이지만 그런데 왜 이 사건이어야 하느냐" 는 역겨운 소리를 했다.

김학의를 체포하는건 실제적의로 더 정의로운 일이니까 절차가 무시되었다 하더라도 상관 없다. 어쨌거나 결과만 옳다면(실제로 그것이 옳은지는 모르지만 본인 생각에 옳은 일이라면) 절차를 무시해도 된다는 소리다.

이게 "민주당" 의원라는 인간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기무사에서, 경찰 대공분실에서 멀쩡한 사람 붙잡아서 고문하고 빨갱이로 만들던때와 뭐가 다른가?

영화 변호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싸우던 폭력경찰이나 악덕검사, 악덕판사가 했던 말들과 저 박범계가 하는 말이 대체 어디가 다르단 말인가?

그때 그시절의 폭력경찰도 모두 나라를 위해서라며 누구보다 확고한 명분과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죄책감 없이 무고한 시민을 고문하고 기소하며 몇가지 "사소한 절차적 정의"를 무시하고 "실질적 정의"를 위해 시민들을 감옥에 가두었다.
마치 지금 박범계가 하고 있는 행동과 같다.

박범계는 자신이 이런 행동을 한다는걸 모를까? 아니,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걸 잘 알면서도 이런 역겨운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건, 자신의 잘못을 덮고 사람들에기 "나는 옳은 일을 한건데 고지식한 시스템 때문에 괜히 욕먹는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뻔히 보이는 프레이밍으로 사람들을 기만하려는 모습이 두배로 역겹다.

하지만 이번 인사 청문회도 민주당은 다수당의 지위를 휘두르며 통과시켜 버릴 것이다.

분명 사람들은 정의를 바로세우라고 뽑아둔 인간들일텐데 그 믿음을 배신하고 이렇게까지 썩어서 설치다니 그저 개탄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