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어떻게 사람을 쏠 수 있을까

mt프로젝트 2019. 8. 3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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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그로스먼 / 살인의 심리학

우리군은 2022년 까지 현역 판정비율을 98%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말 그대로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은 전부 군대에서 복무를 해야하는 것이다.
군대를 간 사람들은 다들 사격훈련은 많이 했지만 실제 사람을 겨냥해 쏜 경우는 거의 드물다.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베트전 이후로 전투부대를 파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걸프전에서도 수송부대와 의료부대를 보냈고, 이라크의 자이툰 부대 또한 주요 임무는 도시 재건과 치안유지였지 테러와의 전쟁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의 바로 위에는 언제나 북한이 있고 어떤 사람들은 혹시라도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기도 한다.
만약 정말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어떻게 될까? 현역부터 예비역까지는 징집 대상으로서 소속한 군부대에 배치 될 것이며 결국 사람들은 누군가를 쏘아야 할 것이다.

만약 누군가를 쏘아야 한다면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미국 남북전쟁을 할때는 충분히 훈련받은 정예병들 뿐만이 아니라 새파란 징집병들도 많이 있었고 이들은 총을 쏘는 훈련은 받았어도 사람을 쏘는것은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코앞에서 마주한 보병부대들이 서로 쏘았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이 있다 보니 군대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쏠 수 있게 만들기 위하여 다양한 훈련을 개발했다.
사람 모양 과녁에 사격 하는 훈련을 통해 거부감을 줄이고 반복적인 사격 훈련을 통해 생각이 끼어들 틈 없이 기계적으로 사람을 쏘게 만들었다.
이런 훈련들을 통해 사격으로 사람을 쏘는 비율은 크게 뛰어올랐지만 의식하지 못한채 사람을 죽인 이들의 트라우마 발병률도 크게 뛰어올랐다.
사람들의 본성이나 받아온 교육, 살아온 생활환경 등이 이런 살인 행위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전쟁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상대가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아고 심지어 대화도 가능하다는걸 알게 될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초기에 적대국 병사들이 서로 축구 경기를 했던 크리스마스 정전 같은 사례도 있다.

전쟁은 무서운 일이다. 전쟁으로 인해 파괴될 도시나 죽게될 수많은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전쟁으로 인해 내가 해야할 일들과 바뀌게될 모습도 무섭다.
만약 그때가 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감당 할 수 있을까?